 불편한 진실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노인들을 촬영한 사진이다. 세 명의 노인이 같은 벤치에 앉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좀처럼 짐작하기 어렵다. 또한 그들이 어떤 관계 인지도 알 수 없다.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라면 이처럼 서먹 서먹한 자세로, 각자 다른 곳을 보면서 앉아 있을 리가 만무하다. 마치 화난 사람 처럼, 옆에 앉아 있는 이에게 불만이라도 있는 것처럼 각 노인 들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다. 중앙에 앉아 있는 노인은 시선을 내린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고 좌우에 앉아 있는 노인들은 무언가를 쳐다 보고 있다. 어쩌면 목적 없는 시선일 수도 있겠다. 이 노인들은 단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원에 왔을 터이기 때문이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노인들은 나무 그늘 아래 그저 하릴없이 앉아 있다. 입고 있는 옷도 남루하기 그지없다. 언제 세탁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때에 찌든 운동화와 흙이 튀어 얼룩진 바지가 쉽게 눈에 들어온다. 나아가 오른쪽에 무릎을 접고 앉아 있는 노인은 구멍 난 양말을 신었다. 하지만 남루한 복장 따위는 그들에게 아무런 문제도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노인들이 갈 곳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조차 관심을 두지 않는 텅 빈 공원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그곳에서 식물처럼 시간을 보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서글픈 현실이다. 세 노인의 초상은 고령화 문제가 점차 크나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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