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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님의 詩!!! 산경

^^지니 2015. 9. 8. 01:07

 

산   경

 

          도 종 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갔다.


골짜기 물에 호미를 씻는 동안
손에 묻은 흙은 저절로 씻겨 내려갔다.


앞 산 뒷산에 큰 도움은 못 되었지만
하늘 아래 허물없이 하루가 갔다.

 

 

 

 

 

 

 

오늘 안간리의 산경 모습이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