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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한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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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2011. 3. 3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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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몇 개씩 떠있는 별빛사이로, 어디론가를 향해 조용히 지나가는 비행기의 별빛만이

유성처럼 밤하늘을 지나고 있습니다.

잠시의 쉴 틈도 없이 무언의 쫒고, 쫒김의 연속인 환희방 가족에게도 밤이 찾아왔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

어느 곳인가에 몸 건강히 있을 아들에 대한 애틋함,

맛난 음식에 대한 욕구,

상처 난 곳을 뜯고 싶은 욕망 .....

욕구와 욕망 모두 내려 놓고 깊-은 잠에 취해 꿈나라로 행복여행을 즐기고 계십니다.

그 중 한, 두 명은 밤 12시가 넘어서야 겨우 꿈나라로 가는 가족이 있는가 하면,

또 그 중에 한,두명은 밤 12시가 넘어서면서 부터 서서히 일어나서 활동이 시작되는 가족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곳 “환희방”은 24시간 풀 가동이 되는 유일한 방입니다.

환희(煥喜) : ‘자기의 뜻에 알맞는 경계를 만났을 때의 기쁨’이라고 국어사전에 풀이 되어있듯이,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한 시간 아니, 매 시간, 시시때때로 환희의 순간들이 많습니다.

 

 

기저귀를 착용하는 가족이 저에게 눈짓, 손짓으로 응가를 했다고

신호를 보낼 때( 대부분 응가를 한 사실조차도 잘 모르는 지적장애인 이므로),

전혀 심부름을 못할 것 같은 옥주씨가 기저귀를 교체하고 있는데 옆에다 물티슈를 쓰-윽 갖다 놓을 때,

앉지도 못 하고 누워서 식사를 하는 은영이가 과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성큼성큼기어서 내옆으로 올 때 ,

양치할 때 항상 입을 꽉-다물고 있어서 애먹이던 상옥이가 이를 쫘~악 벌려 주었을 때 ....

다 옮겨적지 못할 정도로 많은 환희의 순간들입니다.

 

열두명의 중증가족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씻기고, 입히고, 먹이고,

대소변처리를 하면서 지내는걸 보고, 혹자는 가족들과 대화도 안되고 답답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아니, 어떤이는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환희방식구들과 많은 대화를 합니다.

눈짓,손짓, 그리고 괴성의 높낮이로, 대변의 색으로

군두더기말은 모두 뺀 꼭 필요한 대화를 합니다.

밖에서 드러나는 나의 생활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는것처럼 보이지만,

진정 도움을 받는 쪽은 내가 아닌가 합니다.

 

세속에 찌든 나의영혼을 우리 가족들의 따뜻한 눈빛과 진심 어린 포옹으로 나의 모든 것은 정화되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복잡한 명동한복판에서 아주 가끔씩, 껴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른바 프리허그(free hugger)라고 합니다.

‘공짜로 안아드립니다’ 라든가 ‘당신의 지친 마음을 안아드려요’ 라는 피켓을 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정 우리나라의 ‘프리허그’의 원조는 우리 승가원 자비복지타운 가족들이 아니었을까요? 두 팔을 벌리고 부드러운 미소로 덥썩 안아주는 가족들이야말로 ‘프리허그’의 원조라고 생각합니다.

그 두 팔에 푹- 안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도 포근히 안아주고 싶습니다.

 

오-

사랑으로만,

사랑으로만,

남은 인생 불타게 하소서

- 어느 시인의 時 중에서 -

 

오늘밤엔 유난히 치악산 자락이 그립습니다.

그 곳 벤치가, 은행나무가, 밤의적막함..... 그 곳의 달빛이.....

.....

마음 저 안에서부터 너무 그리운 밤입니다.

 

위의 글은 지니가 장애인 시설에 근무할때 그들과 지내면서의 일상을 적은 글입니다.

중증장애인으로서 살아가면서 원망하지 않고,

어느 누구 탓하지 않고,

오직 사랑받기위해 태어난 그들이 오늘 문득 많이 그리운 날입니다.

지니가 제일첨 복지시설에 오게된것도 소쩍새마을이었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치악산 자락의 소쩍새마을은 지니의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랍니다.

지금 그곳은 겨우 흔적만이 남아있고 많이 변해져 있지만

깊은 밤, 그곳의 고요가

....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

그곳이, 그 밤이, 그 별빛이 많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