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제16회 공무원 문예대전 시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수류 손성태
도깨비바늘
네게 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돌무더기의 틈새라도 비집고 살아온 나날
청석에 혀 내밀어 애써 틔운 꽃향기
지독하다, 농익은 천릿길
파장의 겨울 길목이 확확 타는 독주 한 잔
허방 짚어 휘청거리고, 갈지자로 걷는 노랑나비
노랑물 들였나 샛노란 꽃잎
바람 불어도 날지 않고
비 퍼부어도 떨어지지 않는 말라깽이
살구, 박주가리, 민들레 홑씨의 생존법은 사치
스스로 뿔을 갈아 독이 오른 바늘, 검다
스치는 건 무엇이든 턱, 물고 늘어져
멀리 아주 멀리 떨어져 가는
얻는 것이라곤 ‘도깨비’라는 진절머리
낭떠러지로 떨쳐지면 지는 대로
가끔은 나 모르는 너를 찔러
모래밭에 내린다
불모지는 나의 땅
노랗게 물들이다가 흔들리다가 말라버리는
검은 줄기 위에서 아직도 꿈꾸고 있는
저 지독한 드라이플라워
1. 도깨비바늘 [Spanishneedles]
국화과, 귀화식물, 쌍떡잎식물, 일년생식물
2. 드라이플라워[ dry flower ]
자연의 풀, 꽃, 과실 등을 건조시켜 관상용으로 만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