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생각해온 눈(雪)위에서의 삼보일배를 해 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습니다.
"차마고도"프로그램을 보면서
정말 꼬오옥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혹시 제가 신앙심이 깊다고 생각 하시지는 않으시죠~~~
지금까지의 지니는....
.....
제가 좀 겪어봐서 아는데 ㅎㅎㅎ
신앙심이나, 佛心과는 거리가 쬐끔 머어언 사람이랍니다.
기냥 한번 도전해 보고싶은 맘... 아시죠*_*
감히 엄두도 못내고 있다가
이번에 월정사에서 기쁨의 해 삼보일배
신년 프로그램이 있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터넷으로 접수부터 하였답니다.
우여곡절, 산전수전, 와신상담,삼고초려,읍참마속
,....끝에
2010년 12월 31일 12:00시부터 시작하는
삼보일보 순례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간단하게 입제식을 하고
석가모니불을 열창(?) 하면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사분의 사 박자로 삼보일배가 시작되는데
얼마나 경쾌하고 신나던지..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원,투,쓰리 포에 절 한번
또다시 원,투,쓰리포에 절 한번.
.
.
.
온---천지는 새하얗고,
모든 사람이 박자에 맞추어
삼배를하는데
일 구간씩 나누어
한시간하고 10분은 버스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답니다.
박자 계산하면서
원,투,쓰리,포 하다보니 금방 한시간이 되었더라구요.
이거 이러다가 티벳으로 가서
"차마고도" 순례 함 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불안함도
떨칠수가 없었구요...
하여튼 신나게 4구간까지는 하였답니다.
5구간부터는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 하였답니다.
몇구간부터 그만두어야 하나..
무슨 소원을 빌면서 삼보일배를 해야하나....
지장보살 (구간마다 부처님명호가 다름)을
이렇게 소리내어 부르기만하면 되나...
어디가 아프다고 하여야 자연스럽게 그만 두나...
왜 여기 신청은 하였는가....
발이 이렇게 시려운데 이러다 동상걸리는건 아닌가...
생각하느라 ..한시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
저-----행렬속에 지니도 있답니다*_*
저 구간쯤에는 ...
ㅋㅋㅋ 지니머리가 복잡했을 구간 같군요.
제일 처음에 시작할때
혹시 낙오 될까봐(제가 지니를 잘 알거든요ㅎㅎㅎ)
제일 선두그룹에
비집고 들어가서 시작을 하였답니다.
선두그룹은 난다긴다하는 팀에서 아예 자리를 점령하였더라구요.
근데 모자로,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니
자기들팀인지, 아닌지도 ..
사실은 모른답니다.
고비가 있을때마다 선두에서 한번도 쉬지않고
목탁을 치시면서 큰소리로 염불을 하시는 스님을 보고서는
일배를 하지 않을수가 정말 없었답니다.
각양각색의 방한도구가 등장 하였답니다.
등산화,털신, 부츠,장화...
하여튼 참가자들의 방한복 착용한것
구경하는것도 재미 있었습니다.
휴식시간인데...ㅎㅎㅎ
엄청 심각합니다.
.
.
.
언제쯤 그만 두어야 하나...
나는 어쩌자고 여기를 왔나...
왜 아무도 나를 말리지는 않았나....
아주 심각하군요*_*
그림으로 보아서 해가 슬금슬금 지고 있네요....
즉, 추워지고 있다는 뜻이랍니다*_*
저기 징을 치시고 참가자들을 독려하시는 스님도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어쩜 그렇게 단 한번도 안쉬시고 하시는지....
쉬고 싶을때,
발자욱이 떼어지지 않았을때,
무릅이 펴지지 않았을때,
저 징소리가 정말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해가 지기 시작 하였습니다.
정말 힘들었는데
하루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인
해질녁의 눈위의 삼보일배...!!!
크아~~~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다시 신나게 원,투,쓰리,포에 일배....
원,투,쓰리,포에 일배....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부처님 명호인
"관세음보살"을 하는 구간이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석가모니불" 하고 부를때는 박자가 딱딱 맞았는데
같은 다섯글자인데도 "관세음보살"은 약간 엇박자가 나더라구요*_*
중간지점인 오대 산장이랍니다.
사진으로 보니 진짜 멋있네요~~
그게 바로 사진과 현실의 차이랍니다.
엄청 추웠구요~~
장작피우느라 연기때문에 눈물이 마구 나구요~~
발이 시려워서 서 있지도 못했구요~~~
빨리 줄서서 국밥 먹으려구 정신없었구요~~~
ㅎㅎㅎㅎ
지니는 아이구,아이구 스무번쯤하고 밥 한 숟가락먹고,
아구 추워라,아구추워라 스무번쯤하고 국물 한 숟가락 먹고...
요새 아이들 말로 짱고생 하고 왔답니다.
오대산장에서 저녁먹고 다시 상원사를 향해 출발을 하였답니다.
이때부터가 진짜 더라구요
깜깜, 아주깜깜한 밤에
너무나 많고 낮게 내려앉은 별을 보면서
눈위에서의 삼보일배는
저에게 너무나 많은 정신적인 충만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상원사에 도착하여 떡국을 먹고 신묘년맞이 타종식도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오롯이 나 혼자서 신청하고,
혼자서 준비하고,
혼자 찾아가고,
혼자 가서 접수하고,
혼자 순례하고,
혼자 쉬고,
혼자 밥 먹고,
혼자 귤 먹고,
혼자 타종하고,
혼자 떡국먹고,
혼자 자고,
혼자 마무리 하고,
.....
지니 혼자서 어떠한 일을 한것은 아마 이번 일이 처음일거 같습니다.
평소에 무지 홀로이기를 열망, 아니 갈망을 했었거든요*_*
오롯이 혼자인 시간 가져 보았습니다.
색다른 느낌과 감동을 만끽한 "기쁨의해 삼보일배" 였습니다
모두모두 새해에 복 많이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 *_* 지니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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