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찔레꽃 / 이연실 ☆ ─━☆
엄마 일 가는길에 하얀찔레꽃
찔레꽃 하얀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었다오
밤 깊어 까만데 엄마 혼자서
하얀 발목 바쁘게 내게 오시네
밤 마다 보는 꿈은 하얀 엄마 꿈
산등성이 너머로 흔들리는 꿈
엄마 엄마 나 죽거든 앞산에 묻지 말고
뒷산에도 묻지 말고 양지쪽에 묻어 주
비 오면 덮어 주고 눈 오면 쓸어 주
내 친구가 날 찾아도 엄마 엄마 울지마
울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기럭 기럭 기러기 날러 갑니다
가도 가도 끝도 없는 넓은 하늘을
엄마 엄마 찾으며 날러 갑니다
가을밤 외로운밤 벌레 우는밤
시골집 뒷산길이 어두워질 때
엄마품이 그리워 눈물 나오면
마루 끝에 나와 앉어 별만 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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