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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노래 / 이형권

유익한 이야기

by ^^지니 2013. 1. 2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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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을 만나러 겨울 산촌에 가야겠어.

마음이 서글퍼졌을 때 깊은 산골 농막에 앉아

폭설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지

삶이란 꼭 예측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지

세한의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불구처럼 등이 휘어버린 자작나무

그 생애처럼 휘청거리며 넘어갈 때가 많지

그런 날이면 한계령 넘어 은비령 넘어

겨울 산촌에 들어 저녁처럼 쓸쓸해지는 것도 좋지   

쩡쩡 얼어터지는 계곡물 소리에 잠 못 이루고

바람소리가 물푸레나무숲에 울고 갈 때

마침내 찾아오고야말 손님처럼  

폭설을 기다리는 밤은 오래된 전설처럼 위로가 되지  

그리운 사람은 설인이 되어 나의 곁으로 오리니

나는 불빛처럼 눈길에 서서 기다리고 있으리.

 

등대를 보러 겨울 바다에 가야겠어.

마음이 무거워졌을 때 언덕위에 서 있는 하얀 등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지

 

아야진 넘어 동호리 바닷가를 지나 거진에 이르렀을 때

삭풍의 바람이 청춘의 날들을 흔들고 갔었지  

북방의 어느 산간과 알 수 없었던 해협

고립된 나의 시간들이 젖어 있을 때

어둠속으로 달려가는 등대의 불빛은

슬픔의 정수리처럼 빛이 났었지.  

자정의 바다에는 알 수없는 암호들로 가득했고

섬광처럼 밝혀주던 빛의 언어들이 스쳐 가면

수평선 위에서 날개를 접은 새떼들이 수도승처럼 밤을 지새고 있었어.  

눈을 맞으며 어둠속 홀로 남은 추억들을 위해

나는 아우성치는 겨울바다를 보러 가야겠어.

 

 

- 겨울 노래 / 이형권

 

 

 아야진, 거진, 등대, 겨울바다......

넘 그리운 단어들입니다.

겨울바다가고싶당~~~~*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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