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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 오두막 편지

유익한 이야기

by ^^지니 2013. 9. 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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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편지 / 법정스님

진정한 만남은 상호간의 눈뜸이다.
영혼의 진동이 없으면 그건 만남이 아니라,

한때의 마주침이다.


그런 만남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끝없이 가꾸고 다스려야 한다.


좋은 친구를 만나려면 나 자신이 좋은 친구감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구가 있다.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사람한테서 하늘 냄새를 맡아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만이 그런 냄새를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권태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늘 함께 있으면서 부딪친다고 해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다.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여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
그저 맨날 비슷비슷하게 되풀이 되는 습관적인 일상의 반복에서

 삶에 녹이 스는 것이다.


생각과 영혼에 공감대가 없으면 인간관계가 투명하고 살뜰해질 수 없다.

모처럼 친구끼리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통적인 지적 관심사가 없기 때문에

만남 자체가 빛을 잃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사람은 저마다 따로따로 자기 세계를 가꾸면서도 공유하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칼릴 지브란의 표현을 빌자면
‘한 가락에 떨면서도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거문고 줄처럼’
그런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거문고 줄은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울리는 것이지,

함께 붙어 있으면 소리를 낼 수 없다.


공유하는 영역이 넓지 않을수록 깊고 진하고 두터워진다.


행복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절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생각이나 행동에 있어서 지나친 것은 행복을 침식한다.


사람을 만나는 일에도 이런 절제가 있어야 한다.


그러니 따뜻한 마음이 고였을 때, 그리움이 가득 넘치려고 할 때
영혼의 향기가 베어있을 때 친구도 만나야 한다.


습관적으로 만나면 우정도 행복도 쌓이지 않는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텃밭에서 이슬이 내려앉은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따서 보내주고 싶은 그런 생각 말이다.


혹은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 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레임을 친구에게 전해주고 싶은 그런 경험은 없는가


이런 마음을 지닌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친구일 것이다.


좋은 친구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보배이다.


친구를 통해서 삶의 바탕을 가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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