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문 대상
늦가을 문상 / 유선철
소주병 서너 개가 대문 앞에 누워있다
물이랑 첨벙첨벙 건너온 가난 앞에
애꿎은 담배연기는 생머리를 풀었다
쑥부쟁이 스러지는 꽃의 행렬 끝자락에
심장이 뜨거워서 차마 못 건너는 강
이승의 한 모퉁이가 아직도 불콰하다
저 푸른 논객의 칼, 나 언제 가져보았나
바람을 맞서다가 바람이 되어버린
그 남자, 소실점 돌아 또 한 잔을 건넨다
제5회 천강문학상 시조부분 심사평
천강문학상이 시조의 새로운 물길을 찾아주길…
근년 들어 민족시 8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온 시조는 그 어느 때보다 양적 풍요를 맞고 있다.
과거에는 짐작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시조집 발간과 시조전문지를 통한 발표,
인터넷에 의한 교류와 소통이 짐짓 시조의 외형적 발전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같은 풍요는 자칫 예술의 생명인 개성을 흩트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이어져 염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천강문학상은 등단여부와 관계없이 최고의 기량을 겨루는 최고의 경연장이다.
그러므로 응모작의 단순 서열경쟁이라는 신춘문예나 잡지사 신인상의 경우와 달리
장차 시조의 방향성 제시를 기대하게 된다.
치열한 경합을 거쳐 본선에 넘어온 작품은 모두 열여덟 편이었다.
여느 해보다 많이 출품된 작품들에서 뽑힌 작품들이니만치 기량들이 하나같이 고른 수준이었다.
그런데 여러 번을 숙독하고 윤독할수록 작품만 있고 작가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현란한 언어구사와 감각적인 시어 선택, 다양한 표현기교 등 시적 완성도에 비해 누가 썼는지,
왜 썼는지에 대한 시적 메시지나 시 정신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아직은 신인에 가까운 시력이니 예민해할 일이 아니라고 간과할 수도 있겠으나
시조나 시의 중심은 시의 정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뭔가 아쉬운 흐름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나친 표현기교에만 치우진 작품보다 시적 동기와 자신만의 사색이 엿보이는 작품들을 찾기로 하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대상에는「늦가을 문상」을 출품한 유선철 시인,
우수상에 는 「아우라지」를 출품한 김석이 시인과 「균열」을 출품한 성국희 시인을 각각 선정하였다.
먼저 대상을 차지한 「늦가을 문상」은 ‘문상’을 통해 삶을 되돌아보는 반성적 성찰이
감성적 절제와 단색조의 묘사로 시선을 끈 작품이다.
소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전편을 은유적으로 접근한 의도라든가
감정의 기복을 조절한 흔적이 잘 나타나 있다.
물론 많은 응모작들이 보여준 감각적 표현이라든가 추상성을 도입한 공간 확장 같은 시도는
부족하지만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 때문에 이 작품이 대상작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거기에는 오늘의 젊은 시조가 지나치게 개성을 잃고 표현주의로 흐르는 데 따른
경계심이 작용하였을 것이다.
초등학교 동기생인 유선철시인님이
5회 청강문학상 시조부분에서 대상을 하셨습니다.
대상을 수상하신 시조가 가을이 깊어가는 이즈음
아주 기냥 따아아악 적당하고 가슴에 와 닿아
옮겨 적어봅니다.
깊어가는 가을저녁 시조 한편 읽으시고 편안한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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