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때는
막상 담담하셨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지나고...
이제 서서히 실감이 나시는것 같습니다.
"우리 순딕이 시(순덕이 언니) 는 이제 없네~~~"
하시면서
하늘을 멍~~~하니 쳐다보시는 시간이 많으십니다.
가끔씩은
"희진아 내가 맘이 많이 정리가 된다, 요새는"
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구요...
그래서 인지 어쩐지......
엄마가 기력이 많이
아주 많이 쇠약하신것 같습니다.
이제 점점
엄마의 모든것이 다~~~
소중하기만 합니다.
엄마의 잔소리,
엄마의 밥투정,
엄마가 크게틀어 놓으신 텔레비젼소리,
그리고 엄마의 낙서...
그저
어짜던지...
정정당당하게 살라고
저리 종이마다
구석구석 한줄이라도 더 적어서,
맥놓고 세월만 보내고 있을것만 같은
지니가
한번이라도 더 읽어보았으면 하는 욕심에
새종이는 아까워서 못쓰고
지난달력 뒷장에
저리 생각,생각들을 부지런히 적어 놓으십니다.
요즘 부쩍 화두(話頭)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며칠전 서울갔을때도 서점에 들러서
화두에 관한책 어디에 있냐고 하시면서
돋보기 꺼내서 쓰보아도 글자가 보이지 않으니
읽어보라고 하여 서점에서
책 제목이랑 목차를 한참을 읽었답니다.
예전에 동생이 서울에 대형서점에 갈때면
엄마를 모시고 가서 불교서적코너에 앉혀놓으면
몇시간이고 앉아서 책구경하시는거
엄청 좋아하셨는데...
이젠 아주 먼~~~옛날의 추억이 되었네요.
인터넷으로 뭐든 다 알수있다고 하니
일본노래를 적어놓으시고는
저노래 찾아보라고 하십니다.
저거는 진짜 도저히 못찾겠는걸요..
제일 마지막줄에
'생각안나고 글잊어먹고 손떨려
쓰지 못하니 기가막혀'
라고 엄마의 맘을 한줄 적어놓으셨습니다.
엄마는 한순간도 저 세 문장을 생각 안하신적이
없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 이 뭣 고 "
"오직 모를뿐"
가끔씩 전화해서
"진아 이뭣고 하고 있나??"
하시면서 정신차리고 살라고 하십니다.
이뭣고??
뭔 이뭣고??
아이고 몰라요 몰라....
어디 감히 지니는 갖다대지도 못하겠네요
어찌 저리 무심히 기냥 연습장에
저 시조를 틀리지 않고
저리 술술 써내려 갔을까요
지니는 뭐 지금 검색해서
찾아보고 읽어보고 난리북새통인데....
검색해보니 성삼문의 충의가 라고 하네요.
젤 끝에 엄마맘과 같다고 한줄 적어 놓으셨네요~~
엄마 성함끝엣자가 美자 거든요*_*
'누가 지은지 몰라 姬는 알아'라고 적어놓으셨네요
ㅎㅎㅎ
울 엄마는 지니는 뭐든 다 잘알아서
저정도는 뭐 다 아시는줄 아시나봅니다.
죄송해요 엄마 ...
저는 검색해서야 겨우겨우알았어요.
충의가(忠義歌)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어있어
백설이 만건곤(滿乾坤) 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 하리라.
-성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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